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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큰 터닝포인트가 있었다?>

일산화탄소는 위험합니다

나는 초등학교 6학년 이후로 계속 집중력이 부족하다는 고민을 하면서 살아왔다.
그때부터 올해 초까지 고민은 계속 되었으니 거의 30년간 같은 고민을 하면서 살아온 셈이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 이상한 점이 있다.
시점까지 특정하면서 내 집중력이 떨어졌다는 것을 나는 어떻게 알고 있을까?
왜냐면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까지는 집중력 귀신이었기 때문이다.
아직도 5학년 때 담임 선생님인 설ㅇㅇ 선생님의 수업시간에 옆자리 짝궁이 말 거는것이
너무나 싫어서 대충 대꾸하고 수업에 집중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당연히 학업성적도 우수했고 막연히 앞으로도 계속 잘해나갈 근자감도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집중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수업시간에 졸기 시작했고 집에서 공부할 때는 집중할 수가 없어 책상에 앉아 딴짓만 했다.
당연히 학업성적도 유의미하게 떨어졌으며 그 생활이 40대 초반까지 주욱 이어지게 되었다.
나는 막연히 그 시기에 어떤 터닝포인트가 있었을 것이라고 믿고 살았다.
핑계거리를 찾지 않으면 과거에 기대했던 내 모습과 현재의 내 모습과의 간극 때문에
너무나 실망스럽고 비참한 생각이 들기 때문일 수도 있다.

각설하고 내가 짐작하는 나의 터닝포인트는 연탄가스 흡입이다.
명절에 할머니댁에 가서 하룻밤 잤는데 어른들이 잠자는 중간에 이거 연탄가스 새는거 아니냐는
얘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심각한게 아니었으니 다들 다음날 일어났겠지만)
그런데 그 다음날 나는 머리가 깨질듯이 아파서 꼼짝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친척들 집과 할아버지 산소를 가지도 못하고 집에서 하루종일 누워만 있었다.
그 전까지 겪어본적이 없는, 정말 고통스러웠던 시간이었던걸로 기억한다.
나는 비교적 건강한 편이라 아파서 하루종일 누워있었던 적이 없었는데 그 날은 아무것도 못하고
끙끙 앓기만 했으니 말이다.
이 일이 아니라면 멀쩡했던 사람이 신경정신적으로 영향을 받을 일이 평생 없었기에
난 아직도 이때 무슨 변화가 있었던 것이라고 짐작한다.


<성인 ADHD를 알게 되다>

스스로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하면서 누군가가 성인 ADHD 진단을 받고 약을 복용하고 있다는 후기를 읽었다.
증상을 읽어보니 나와 너무 비슷해서 깜짝 놀랐고 성인 ADHD라는 것에 대해 좀더 자세히 찾아보았다.
그런데 내가 찾아본 성인 ADHD의 증상이란건 현대 사회를 사는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겪을 것 같은
증상들이 대부분이라 살짝 실망을 하게 되었다 (병원 진료를 유도하는 광고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일단 성인 ADHD라는 것이 어떤 것임은 알게 되었고 진단을 받는 것은 일단 보류하고 지내기로 했다.

 

<ADHD 진단을 받다>

병에 대한 진단이지만 슬프지가 않았다

부족한 집중력을 근면함으로 땜빵하면서 나름 열심히 회사 생활을 했고 2020년에 진급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진급을 하고나니 최근 몇년간 긴장하고 지내던 것이 풀려버렸고 약간의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었다.
업무 집중도가 떨어지고 다른것들에 관심이 많아지다 보니 잊고 지냈던 성인 ADHD가 떠올랐다.
그리고 때마침 조직이 바뀌는 큰 변화를 겪게 되었다.


나는 이때를 또 한번의 터닝포인트로 바꿔보고자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만약 내가 ADHD가 맞다면 적당한 처방을 받아 증상을 개선하여 새로운 조직에서 성과를 내고 싶었다.
그래서 과감하게 집 근처에 있는 신경정신과를 방문하고 뇌파 테스트를 비롯한 여러가지 테스트를 받은 결과
ADHD라는 판정을 받게 되었다.
(어떤 식의 테스트를 진행하는지는 상세한 설명이 많기 때문에 나는 생략한다)
ADHD 판정을 받고 나니 홀가분했다.
이제까지 내가 살아온, 내 기대에 못미치는 인생은 나라는 인간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는
병 때문이라는 공식적인 핑계가 생겼기 때문이기도 하고,
적절한 처방을 통해 그것을 극복할 수 있겠다는 희망이 보였기 때문이다.

 

 

<무엇이 ADHD의 원인일까?>

이유라도 속 시원하게 알고 싶다

나를 진단해준 의사 선생님은 연탄가스 흡입이 ADHD의 원인은 아니라고 한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연탄가스 흡입 이전과 이후의 나는 확연히 다르다.

의사 선생님이 얘기 해준 사실이기는 하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도 믿을 수가 없다.

(연탄가스 흡입이 원인이어야 한다, 그래야 내 괴로움을 전가할 핑계가 생긴다)

속 시원이 이유라도 알았으면......그래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냐만.....

 

 

나의 ADHD 시리즈

#0. 성인 ADHD에 대한 글쓰기에 앞서
https://lifeisb.tistory.com/35

#2. ADHD 극복을 위한 약(콘서타) 복용을 시작하다
https://lifeisb.tistory.com/37

#3. ADHD약(콘서타)의 부작용
https://lifeisb.tistory.com/38

 

#4. ADHD약(콘서타)의 복용 관련 주저리주저리
https://lifeisb.tistory.com/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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